성공적인 첫번째 연습 이후 많은 정보를 취합한 뒤,
저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좀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바로 경험입니다.
솔로잉 중이지만, 언젠가 이 시크한 도시남의 곁을 지켜줄 아가씨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던 거죠.
그 아리따운 아가씨가 돼지고기를 좋아한다면?
그 섹시한 아가씨가 생선구이를 좋아한다면?

역시 경험을 해두는 것이 좋을것입니다.

이번 장소 역시, 건물은 다르지만 옥상입니다.

옥상이야 말로 캠핑연습에 있어 완벽한 장소!
주위 신경쓸거 없으며, 담벼락이라는 훌륭한 바람막이를 제공해 주지요.

금번 연습을 위해 무려 20만원을 상회하는 지출을 했습니다.
일단, 불판을 생선구이용과 고기구이용으로 다량 구매했고,
은박지와 은박도시락,
신비의 조미료인 허브맛솔트 역시 더 구입했으며,
가을의 여왕 싱싱한 전어를 산지에서 직접 구입해왔으며,(부산 명지 전어축제 기간이기도 하지요)
가리비를 대신한 키조개,
수입산 쇠고기,
국내산 돼지고기,
고급수제소세지,
콘통조림,
버터,
피자치즈,
스테이크소스,
열가지가 넘는 버섯,
새우,
파인애플 등등...

자,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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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사랑스런 그녀와 함께 할 에피타이저 입니다.
키조개를 잘라 넣고,
새우를 넣고,
콘을 첨가하여,
그 위에 버터를 놓고,
버섯을 잘라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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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갯살이 쫀득쪽득해지며 익어갈때,
피자치즈를 얹어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오, 이런~
시작부터 대성공 이로군요.

하지만, 사랑스런 미래의 그녀가 조개를 싫어한다면?
그래서 이후 콘치즈도 만들어 먹어 보았죠.
오우~ 에피타이저는 모두 성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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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구이를 좋아할 미래의 그녀를 위해 전어를 구어 봅니다.
석쇠위에 네마리를 얹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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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쇠에 생선 살이 달라붙을것을 대비해 버터를 살짝 발라놓는것도 잊지 않았죠.
열기에 기름이 쫙 빠져나가고 있는 전어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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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집 사이로 부풀어 오른 고깃살들이 구수한 향기를 뱉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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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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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시 젓가락질을 해봅니다.
기름끼가 쏘~옥 빠진 고소한 전엇살이 보기에도 맛있어 보입니다.
맛은?
며느리가 그리도 찾아대던 이유를 알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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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방법을 깨우쳤던 쇠고기 구이의 복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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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래의 그녀가 야채를 좋아한다면?
그래서 파를 썰어 쇠고기를 감싼 뒤 함께 익혀 봅니다.

팔을 내어주고 상대의 심장을 찌른다!
즉, 파를 버리고 고기를 취한다! 라는 심정으로 과감히 파를 희생시켰습니다.
결과는 만족! 이었습니다.
파의 향내가 깃들여진 쇠고기의 독특한 맛은,
야채를 좋아하는 미래의 그녀에게도 안성맞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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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박지를 괜히 준비해온게 아닙니다.
은박지는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불씨속에 음식을 넣어둘때 쓰는 훌륭한 인류의 도우미지요.

사진은 전어를 감싸 불씨에 넣어둔 결과입니다.

불에 익혔을때 보다 더욱 기름기가 쫙 빠져, 그야말로 고소함과 단백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지요.
물론 눌러붙지 않도록 버터를 발라주는건 잊지 말아야 할것입니다.

이후, 삼겹살+파인애플+삼겹살 구조로 은박지에 싸서 넣어보기도 하고,
소세지도 넣어보기도 하면서,
은박지야 말로 캠핑에 있어 필수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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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세지 직화구이 입니다.
식사 후 꺼져가는 숯 앞에서 앉아 사랑을 이야기 하는 동안 맛있게 구워지는 최고급 수제 소세지는,
간단한 디저트로 손색이 없겠지요.

첫번째 연습이 맛과 모양에 치중하였다면,
금번 연습은 다양함과 기교를 더함으로서 조금 더 완벽한 캠핑음식에 다가섰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이로서,
미래의 아리따운 아가씨와 함께 추억에 남을 캠핑을 가는것에 조금 더 가까워 졌군요.

이제 더치오븐을 구입할 때가 온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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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캠핑을 멋드러지게 해보고파 했던 박봉의 직장인이 언젠가 이랬지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그래서,
캠핑의 꽃이라는 밥해먹기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그릴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장소를 찾던 중 옥상이라는 훌륭한 캠핑장소를 찾아내기에 이르렀죠.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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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도는 신중해야 합니다.
즉, 시행착오를 예상하고 실패할 시를 대비해 최소한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간단히 소고기+조개 조합을 계획하고,
수입산소고기를 위주로 중국산 가리비, 국내산 개조개, 대미를 장식할 국내산 최고급 한우 두점! 을 구매하였습니다.
물론 시크한 도시남인것은 어쩔수 없기에 포도주를 곁들였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진 중앙에 위치한 허브맛솔트라는 소금입니다.
저 우아한 곡선으로 황홀한 자태를 뽐내는 신비의 병속에 담긴것은 후추와 허브 등등을 국내산 최고급 정제염과 버무린 것으로,
무엇에 뿌리든 선계의 맛을 표현해준다는 신비의 가루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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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왔다지만, 무려 살아 숨쉬는 가리비와 역시 살아있는 개조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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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를 중간에 놓고 굽습니다. 물론 허브맛솔트를 뿌려주는 센스는 잊지 않았죠.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조개굽기는 신중함을 기하기 위해 사이드로 밀어놓았습니다.

... 그렇군요. 허브맛 솔트는 마법의 아이템이었습니다.
애써 미리 고기에 뿌려둘 이유는 없었습니다.
솔트를 뿌리기 위해 고기를 뒤집을 타이밍을 놓친다는 것은 비싼 쇠고기에게 실례되는 행위였던 것입니다.
즉, 허브맛솔트는 미리 뿌려두는것이 아니라 최상의 타이밍에 뒤집힘을 격으며 미디엄으로 재탄생한 쇠고기를 살짝 찍어 먹을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베어난 육즙에 쫄깃한 질감과 더해져 저 멀리 남국의 열대우림을 연상시키는 허브맛솔트가 어우러지니,
우화등선을 해도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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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걸 천재라고 하나요?
아주 조금의 시도가 있은 뒤,
마치 CF에서나 봐오던 라인을 쇠고기에 입히는데 성공했습니다.
미디엄으로 굽혀 육즙이 우러나오는 동시에 약간의 핏빛을 띄는 가운데,
저 훌륭한 라인이 나오는 것을 보고 전 제 손을 의심해야 했습니다.

이게 진정 나의 솜씨인가?

이 황홍경을 지켜봤던 중인들이 환호하고 찬양할 때에도 전 제 자신에 대한 의심을 지우질 못했습니다.
신의 영역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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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자신있게 많은 도전을 합니다.

가리비와 개조개는 올려놓기 무섭게 수줍은 소녀 문지방 열어보듯 살포시 입을 열어 허브맛솔트의 방문을 반겼고,
갈비와 부채살 등심 안심들은 육즙을 내뿜으며 몸을 베베 꼬아댔죠.
와인 한잔을 곁들이며 육지와 바다를 오가는 행복은 이루 말할수 없는 행복이었습니다.

모든것이 성공적일때,
큰 결심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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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거금을 들여 사온 살치살입니다.
저 두점에 오천원이 넘어가는 최고급 1+등급의 한우 살치살입니다.
귀하면서도 막강한 도전자에 직면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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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레 덩이당 2500원짜리를 올려놓아 봅니다.
혹시라도 고른 열을 받지 못할까봐 뜨거움을 무릅쓰고 상부에서 바라보며 위치를 잡아 내려놓았죠.
시계를 봐가며, 시각적 정보를 조금도 놓치지 않은 채, 눈조차 깜빡이지 않으며 모두가 숨죽여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이때다! 라는 생각이 들자 마자 날쌔게 뒤집어 줬습니다.
뒤집었을때 이미 뜨거운 열기는 따뜻한 온기로 다가왔으며, 옥상 전체가 감미로운 향내로 뒤덮혔습니다.
미천한 본능에 이끌려 입안의 감각기관은 침을 마구마구 뱉어내었으며,
목구멍은 대사를 망치지 않으려는 필사의 의지로 침을 마구 삼켜대었죠.

그리고 잠시 후...

아... 젠장...

음...

수입산 쇠고기의 강한 맛에 길들여지다 보니 한우의 은근한 향내를 느끼지 못하게 되더군요.
한우는 한우만 따로 먹어야 한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첫번째 시도는 상당히 성공적이었습니다.
허브맛솔트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육해를 넘나들며 맛을 즐기기에 가리비만한 것이 따로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한발 가까이 캠핑에 다가선 느낌이라 아주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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