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 해방이후 최악의 대통령 만났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인터뷰]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 봉은사

"불자들은 해방 이후 최악의 대통령을 만났다. 정치 지도자는 자신의 종교색깔을 드러내지 않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극렬하게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공안정국 조성하는 게 뼈아픈 반성인가. '위장 전입'에 이어 '위장 반성'이란 말까지 나오게 됐다."


대형 사찰로는 처음 전체 예산을 투명하게 재정 공개해 사회적 신망이 더 높아진 봉은사 주지 명진(58) 스님이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이명박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최근 국토해양부가 관리·운영하는 대중교통정보이용시스템에서 수도권 주요 사찰정보를 누락한 점에 대해서는 "상당한 고의성이 느껴진다"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25일 서울 강남 봉은사 다래헌에서 만난 명진 스님은 지난 2006년 11월 봉은사 주지가 된 뒤로 절 밖을 나서지 않았다. 서울 도심 한복판, 강남의 큰 사찰로 늘 재정 시비가 잦아 승려들의 싸움터가 됐던 봉은사에 산사의 향기를 되찾겠노라며 '1000일 기도'를 결심한 터다. 벌써 569일째 기도를 올리고 있다.


명진 스님은 기도 중이지만 현 시국이 너무 심각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입을 뗐다. 그는 우선 '사찰정보 누락'과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실수로 봉은사와 조계사 같은 대형 사찰이 이 시스템에서 빠졌다고 주장하지만 실수로 받아들이기에는 치밀하게도 큰 절들이 모두 다 빠졌다"며 "불자들로서는 건국 이래 최악의 대통령을 만났다"고 개탄했다.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 국민 세금으로 거짓말 광고"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들으며 뼈아픈 반성을 했다고 말했는데, 공안정국 조성이 뼈아픈 반성의 실체인가?"
ⓒ 봉은사
 

명진 스님은 "대통령이 소망교회를 다닌다며 그 출신들을 인사에 대거 기용하면 옆 동네 온누리 교회 신도들이 섭섭하지 않겠냐"며 "정치지도자는 자신의 종교적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데 이 대통령은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극렬하게 자기 종교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불교계는 이명박 대통령의 종교적 성향 때문에 늘 조마조마했는데, 드디어 문제가 터졌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역대 정권의 한 영부인은 우리 신도였지만 재임기간 5년 내내 단 한 번도 절에 오지 않다가 퇴임 이틀 앞두고 새벽예불 딱 한 번 왔다"며 "대통령은 교회 안 다니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와 관련, 명진 스님은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 올라 '아침이슬' 들으며 뼈아픈 반성을 했다고 말했는데, 공안정국 조성이 뼈아픈 반성의 실체인가"라고 묻고 "가만 보면 악수만 골라가며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님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대통령을 뒀다는 점은 우리에게 가장 큰 비극"이라며 "국민 세금으로 신문지면 등에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거짓말 광고를 한 이명박 정부는 그 자체로 국민 신뢰를 잃었다"고 못 박았다.


"이 대통령, 워터게이트-르윈스키 스캔들로부터 배워야"


그는 또한 "국민건강을 담보해야 할 대통령이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게 해주겠다는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며 "신뢰받지 못하는 대통령이 공권력을 동원해 불법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로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내각이 논문표절에 위장 전입을 밥 먹듯 하더니, 급기야 대통령이 '위장 반성'까지 하고 나섰냐"고 역설하기도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클린턴-르윈스키 성추문 스캔들 등 미국정치에 한국정치를 빗댄 명진 스님은 "이 사건의 본질은 대통령의 거짓말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명진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국민은 그를 의심한다"며 "국민들로부터 늘 신뢰받고 존경받아야 할 대통령이 늘 국민들로부터 의심을 받는다면 그 자체로 얼마나 슬픈 현실이냐"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


외국 사례에 비춰, 이 정도의 현실이라면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한 명진 스님은 "우리나라는 워낙 거짓말하는 정치인이 많고 국민들이 착해서 그냥 무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이라면 당연히 대통령이 그만두는 게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명진 스님은 '강남 민심'을 전하며 "지난 대선 때 대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강남 신도들로부터 요즘엔 스스로 잘못 판단한 것 같다는 말들을 종종 듣는다"며 "불교계를 우습게 알고 정부 도로교통시스템에서조차 대형 사찰을 뺀 대목에 대해서는 울화통이 터진다는 신도들이 많다"고 전했다.    


 
"신뢰받지 못하는 대통령이 공권력을 동원해 불법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로 소가 웃을 일이다."
ⓒ 봉은사
 

"<오마이뉴스> 5억 손배소는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


명진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집회 배후는 한총련 주사파'라고 밝혔다고 보도한 <오마이뉴스>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명진 스님은 "대통령이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 물리기 하는 게 비단 <오마이뉴스>뿐만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KBS, YTN, MBC 등 '친정부 방송 만들기' 연장선에서 인터넷언론 길들이기 시범케이스로 이번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명진 스님은 "청와대가 작은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고소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구상유취(口尙乳臭)"라며 "비판에 관대한 것이 대통령으로서 존경받는 길"이라고 일갈했다.


명진 스님은 충남 당진 출생으로 19살 때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했다. 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에는 불교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94년 조계종 종단 개혁회의 상임위원, 2005년 봉은사 선원장 등을 지냈다.









=====================================


기억하십니까?
부산 모 실내체육관에 서울 소망교회 신도들이 몰려와 행사를 하며,
부산의 낮은 기독교 [점유율]을 안타까워하며,

[사찰이 무너지게 해주옵소서!]
[범어사가 무너지게 해주시옵소서!]

라고 외쳤던 사건 말입니다.

그때 오프닝 축전으로 이명박씨가 커다란 전광판에 나와 친히 개막을 선포하셨더랬죠.

전 개신교 신자도 아니고, 불자도 아닙니다만,
그저... 미칠 노릇 입니다.

이건 정말... 한국이 정말 이렇게 변해가서는 안됩니다. 정말...

+ Recent posts